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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사고 때문에 수억원 손해가 발생한다면


자전거는 우리 생활에서 자동차 이상으로 밀접한 이동 수단이다.



특히 자전거는 자동차와 달리 별도로 면허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어린아이 등 전 연령층에 걸쳐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용한다.



만일 자전거를 타다가 사람을 다치게 하는 사고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대부분 독자는 ‘뭐 큰 일이야 나겠어? 기껏해야 치료비 좀 물어주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지금부터 자전거가 얼마나 큰 위험을 안고 있는 지 본 변호사가 실제 수행한 두 건의 사건을 통하여 말씀드리겠다.



첫 번째 사건은 휴일 낮시간,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발생하였다.



당시 이 사건 주인공 A는 로드 바이크, 즉 우리가 흔히 싸이클로 부르는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로드 바이크는 포장도로에서 고속 주행을 위해 설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에는 취약하다.



A는 고개를 숙이고 속도를 내다가 커브길에서 제어를 잃고 중앙선을 침범하여 반대쪽에서 역시 로드 바이크를 타고 오고 있던 B씨를 충격하고 만다. 이 사고 충격으로 B는 척수신경을 다치며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



손해배상을 산정하는 항목을 여기서 일일이 나열하는건 독자분들이 이해하시기에 다소 버거운 소재다. 따라서 대표적인 배상 항목 세 가지만 말씀드리면 일실수입과 위자료, 치료비로 구분이 된다. 이것을 모두 합쳐 가해자 A가 피해자 B에게 물어줄 배상액은 약 13억 정도가 되었다.



감이 좀 오는지? 휴일 낮에 운동 겸 취미로 자전거를 타다가 가해자 A는 완전히 인생을 파산당할 위기에 처해졌다. 피해자 B 역시 같은 이유로 운동을 하다가 평생 일어나지 못하는 장애자가 되었다. 각자가 감내하기에는 너무나 혹독한 현실이 아닐 수 없었다.



자전거는 자동차와 달리 종합보험이라는 안전 장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A는 배상액을 모두 자기 재산으로 갚아야 할 처지였다. 다만, 불행 중 다행으로 A는 본인과 배우자, 자녀 한 사람의 이름으로 ‘일상생활배상책임’, 줄여서 ‘일배책’이라 부르는 보험에 가입을 하고 있었다.



일배책은 알아두어야 하고 또 운전자보험처럼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상품이기에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



여기서 개인이 일상 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는 자전거 사고도 당연히 포함되며 축구나 야구같은 동호회 체육 활동 중에 생길 사고도 해당된다. 그런 사고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다치거나 재산적 손해를 입었을 때 보험사가 가해자를 대신하여 피해자에게 배상을 대신 해준다.



한 사람당 최대 1억원까지 지원이 되며, 특히 가족이 가입을 하면 본인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위 사건에서 A는 본인뿐 아니라 아내와 아이 이름으로 일배책에 가입을 했었기 때문에 B에게 3억원이라는 배상액을 일단 지급할 수 있었다.



또한 이건 사건 전체적으로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급한대로 일배책을 통해 3억원을 배상받은 B는 현실적으로 A에게 본인 배상액 전부를 받을 수는 없다고 인정하였다. 일부라도 목돈이 들어온 점에 다소 마음의 빗장이 열리면서 사건은 결국 조정을 거쳐 4억원이란 추가 배상액을 지급하며 양자간 합의하고 끝냈다.



A는 4억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살고 있던 집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많은 재산을 매각하였다.



그래도 그렇게 끝나 안도했던 기억으로 본 변호사 가슴 속에 남은 사건이다.



두 번째 사건은 첫 번째에서 가해자를 조력했던 입장과는 반대로 자전거 사고 피해자를 도운 케이스다.



이 사고는 서울과 경기도를 관통하는 하천인 탄천 자전거 도로에서 발생했다.



날이 어둑해진 후 탄천을 따라 자전거로 귀가 중이던 고등학생 C는 앞 자전거를 추월하기 위해 속도를 내기 시작했는데, 마침 그 때 산책 중이던 D를 충격하고 만다.



D는 자전거와 부딪치면서 중심을 잃고 넘어졌는데 머리를 땅에 세게 부딪치며 뇌출혈이 일어났고 결국 평생 일어나지 못하는 식물상태가 되었다.



자, 생각해보자. 가해자 C는 고등학생으로 미성년자다. 그럼 이 손해배상은 어떻게 해야할까? 그렇다. C의 부모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비록 미성년자지만 업무상과실치상죄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 C를 위하여 C의 부모는 D의 가족에게 눈물로 사과하고 읍소하며 수천만원이란는 거액의 형사합의금을 지불하고 다행히 구속을 피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D가 비록 정년이 지나 은퇴를 한 분이라 첫 번째 사건처럼 일실수익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남은 여생을 식물상태로 보내야 했기에 개호비, 즉 간병비가 이 사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물론 사건마다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교통사고 피해자가 식물상태일 때 우리나라 법원은 보통 개호 2인을 인정하고 있다. 여기서 개호는 ‘곁 개(个)’와 ‘보호할 호(護)’ 두 한자가 결합된 말로써 일본법률에서 유래가 되었다. 아직 법률 실무에서 사용이 되고 있지만 독자분들은 간병인으로 생각하시면 된다.



즉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재판부로부터 남은 여생동안 간병인 2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받았으며 1인당 월 400만원 정도로 책정이 되며 C의 부모가 D에게 지급할 손해배상액은 7억이 넘는 거액이 되었다.



물론 7억원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지만 피해자 가족 입장에서는 이 배상액이 결코 충분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비록 식물인간이더라도 배우자 등 가족이 돌봄을 신경쓴다면 생명은 아주 길게 유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법원에서 인정한 여생보다 피해자께서 더 살게 되신다면 그 이후에 들어갈 모든 간병비는 오롯이 피해자 가족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여기에 교통사고 손해배상의 비극이 있다.



이번엔 자전거 사고로 일어날 수 있는 엄청난 위험을 실제 사례를 들어 다루었다. 특히 자전거 사고는 자동차와 달리 배상에 있어 안전장치가 될 종합보험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보행자 모두 각별히 자전거 사고에 있어 안전에 유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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