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보험만 가입하면 벌어질 수 있는 무서운 일...20억이 한 순간에 증발?

교통사고전문변호사 이길우입니다.

테니스에서 오심 판정을 막아주는 호크아이처럼,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그 누구도 억울하지 않은 세상을 꿈꿉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자동차종합보험'(이하 '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분들이 의외로 많이 계시다. 다시 말해 자동차를 사면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에만 가입을 한 것인데...

보험사에서는 책임보험을 대인배상1, 종합보험을 대인배상2라고 부른다. 명칭만 봐도 뭔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차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실제 상담을 했던 사건 하나를 예시로 들어 말씀드리겠다.

상담을 했던 분은 30대 초반 평범한 직장인 여성이었다.

사회 초년생부터 열심히 월급을 모아서 출퇴근용 자동차를 드디어 하나 장만을 하였다.

그런데 보험료를 아끼고자 연결해주는 설계사없이 인터넷으로 다이렉트 보험을 가입하였다.

그러다보니 보험 가입을 하는데 있어 비용 절감만 신경쓰고 구체적인 보장 내용을 살펴보지 못한 것이다. 상담 때 말씀하시길 사실 보험에 가입할 때, 종합보험과 책임보험 차이도 전혀 모르고 심지어 본인이 가입한 보험이 책임보험인지도 몰랐다고 한다.(너무 안타깝기도 하고 사실 황당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출근길, 교차로에서 자전거와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다. 이 사고로 자전거 운전자는 척추를 크게 다치며 동시에 척수, 즉 척추신경이 손상되어 평생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를 입게 되었다.(이륜차, 즉 오토바이와 자전거는 정말 조심하셔야 한다)

상담 당시 구체적인 사고 영상이 없어 과실비율을 산정할 수는 없었지만, 워낙 자전거 운전자의 피해가 심해 자동차 운전을 한 상담자 여성은 자전거 운전자에게 큰 금액을 배상해야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피해자는 20대 중반 남성, 장해율은 백프로다.

도시일용노임 356만원(22일) x 호프만 지수 240 x 1(백프로) = 약 8억5천만원

여기에 평생 피해자를 간병하는, 법률 용어로 '개호비'라고 부르는 금액이 산정되는데, 예상 금액은 다음과 같다.

도시일용노임 16만원x 30일 x 간병인 1인 x 호프만 지수 240 = 약 11억5천​

향후치료비, 치료 도구비 등을 제외하고도 무려 20억원 이란 천문학적인 금액을 상대방에게 배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문제는 처음에 언급한대로 자동차 운전여성은 책임보험에만 가입이 되어 있었다.

책임보험에서는 이런 후유장해를 입은 상대방에게 최대 1억5천만원을 배상해준다.

부상치료비 3천만원을 더하더라도 보험사는 1억8천만원만 배상을 해주고 빠지게 된다.

그럼 남은 배상액 18억원은 어떻게 되는가?

맞다. 바로 자동차를 운전한 여성이 본인 돈으로 전부 책임을 지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직장을 다니는 30대 초반 여성에게 18억원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그렇다. 인생을 완전히 저당잡히게 되는 금액으로 봐도 절대 무리가 아니다.

이 사건을 상담하면서 엄청나게 답답함을 느꼈다.

변호사라 하여도 별달리 도와줄 방법이 없었기에 그냥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평생 다리를 쓰지 못하는 하지마비 장해를 입게된 자전거 운전자, 그리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배상액 때문에 인생이 저당잡혀버린 자동차 운전자...두 사람의 불운한 인연이 각자의 인생을 망쳐버린 너무나도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의 원인은 바로 자동차운전자가 책임보험에만 가입을 한 것에 시작한 것이다. 본인이 가입한 보험이 책임보험인지, 자동차보험인지도 구별을 못했음에도...

이쯤되면 책임보험만 가입을 했을 때 얼마나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충분히 공감을 하셨으리라 믿는다.

그래서 다소 과격하다는 말을 듣곤 하지만, 언론 인터뷰·칼럼·유튜브에서 항상 주장하는게 있다.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할 돈이 없으면 자동차를 운전하면 안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운전자보험의 중요성' 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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